건축적 편견 ep.0 Prolog

2학년 1학기,
설계수업 첫 날 담당 교수님을 만났다.

1학기를 지내면서 본격적으로 도면을 공부하고 스케일감을 익히고 괜찮은 건물이 필요한 조건들을 조금 더 건축학도의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학년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은 재미있었지만 틀에 짜여진 공간의 흐름과 원리를 강조하는 커리큘럼은 낯설었다.





(눈물젖은) 손도면 트레이싱지

옳은 것인지도 모른 채 매주 크리틱과 다가오는 마감에 하염없이 끌려갔던 것 같기도 하다. (질질…)
본격적으로 설계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일종의 현타가 온 것이다.




주택의 공간은 기본적인 수치들로 정리되었고 적당한 공간의 크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크리틱을 받으면 받을수록 곡선의 평면은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또 평면에 90도를 벗어난 예각과 둔각이 등장하면 불편해지는 병에 걸려버렸다.

분명 작년까지는 멋있다고 생각했던 건물도 효율과 비효율의 잣대로 판단하고 있었다.
한 학기 동안 함께 배우다 보니 같은 설계 분반 사람들의 도면은 누군가 그려준 듯 비슷했다.




그렇게 한 학기를 겪고 재밌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2학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정형의 공간 질서에 집착했던 버릇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시각적으로 재미있고 파격적인 건물은 지금까지 학습한 논리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1학기와 마찬가지로 컴팩트한 평면을 짜내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한번 옳다고 입력된 것을 바꾸는 것이 참 어렵다.

개인적으로 저학년의 때 묻지 않은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건축 바깥의 시선에서 자신과 남의 프로젝트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과 가까워질수록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저학년은 전체적인 형상을 뚜렷이 볼 수 있는 중요한 학년이라고 생각한다.




문득, 정형화되고 고정된 건축의 편견 속에서 건축학도는 얼마나 창의적일 수 있는가? 궁금해졌다.

그렇게 ‘건축적 편견’ 시리즈는 사각형 평면밖에 그리지 못하는 에디터의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사각형의 공간과 합리적인 평면에 집착하게 한 편견처럼 건축을 둘러싼 다양한 편견은 어떻게 생길까? 편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학생에게 이런 건축적 편견은 다양한 설계를 받아들이는데 큰 장애물이 된다.
그래서 이 편견이 어디서 오고 어떻게 둥글어질 수 있는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ep.0 프롤로그
ep.1
ep.2
ep.3

< 건축적 편견 > 시리즈 시작합니다!





credit

글/편집
skkusoa ‘S’tory
장소희 Sohee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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